재택근무할 때 집중력을 지키는 방법

얼마 전 집에서 일하는 친구가 점심을 먹으면서도 업무 메신저를 확인하더라고요. 출퇴근 시간이 없어 편할 줄 알았는데, 하루 종일 일하는 기분이 든다는 말이 꽤 익숙하게 들렸습니다. 재택근무는 장소가 자유로운 만큼 하루의 경계를 스스로 만들어야 편해집니다.
출근 시간을 없애지 말고 짧게 바꾸기
사무실에 갈 때는 옷을 갈아입고 이동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일할 준비를 합니다. 집에서는 침대에서 책상까지 몇 걸음이면 끝이죠. 그 짧은 거리가 오히려 일을 시작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시작 시간을 정하고 10분짜리 루틴을 만들어두면 한결 수월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일을 시작한다면 8시 50분에 물을 한 잔 마시고, 책상에 앉아 오늘 처리할 일을 세 가지 적는 식입니다. 꼭 외출복을 입을 필요는 없지만 잠옷을 갈아입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달라집니다.
퇴근에도 작은 신호가 필요합니다. 마지막 5분 동안 내일 할 일을 적고 노트북을 덮어두면, 저녁에 해야 할 일이 갑자기 떠올라도 계속 붙잡고 있지 않게 됩니다. 업무용 알림을 끌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근무 시간이 끝난 뒤에는 꺼두는 편이 좋습니다.
할 일 목록보다 끝낼 시간을 먼저 잡기
집에서는 세탁기를 돌리거나 택배를 받는 일처럼 자잘한 일이 끼어듭니다. 그래서 할 일만 길게 적어두면 하루가 바빴는데도 중요한 작업은 그대로 남기 쉽습니다. 집중이 필요한 업무에 먼저 시간을 배정해두는 방법이 실용적입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보고서 초안을 쓰고, 11시부터 11시 30분까지 메일을 확인하는 식입니다. 이때 ‘보고서 완성’처럼 큰 목표보다 ‘첫 두 단락 작성’처럼 끝을 확인할 수 있는 목표가 좋습니다. 90분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25분 동안 한 가지 일만 하고 5분 쉬는 식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계획이 밀렸다고 남은 시간을 전부 촘촘하게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회의가 길어지거나 급한 요청이 들어올 수 있으니 하루 일정에 30분 정도 여유를 남겨두면 덜 조급합니다. 저는 목록에 적은 일을 모두 끝내는 날보다, 가장 중요한 한두 가지를 제시간에 끝낸 날이 훨씬 만족스럽더라고요.
메신저에는 답장 속도보다 상태를 남기기
재택근무를 하면 옆자리에서 잠깐 물어볼 수 없어서 메신저 대화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메시지가 올 때마다 바로 답하면 긴 글이나 자료를 만드는 일이 계속 끊깁니다. 동료가 기다리지 않도록 현재 상태와 답할 시간을 알려두면 서로 편합니다.
이를테면 ‘오전에는 자료를 작성하고 11시 30분에 메시지를 확인하겠습니다’처럼 공유할 수 있습니다. 급한 연락을 받을 방법은 팀 안에서 미리 맞춰두고요. 질문을 보낼 때도 ‘확인 부탁드립니다’만 쓰기보다 어떤 부분을 언제까지 확인해주면 되는지 적으면 대화가 짧아집니다.
하루의 끝에는 진행 상황을 짧게 남기는 것도 좋습니다. ‘초안 작성 완료, 수치 확인 중, 내일 오전 공유 예정’ 정도면 충분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다는 부담 때문에 접속 상태를 계속 보여주려 애쓰기보다, 일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 수 있게 하는 편이 더 편안합니다.
일하는 자리와 쉬는 자리에 차이 만들기
집에 별도 서재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식탁 한쪽을 쓰더라도 일할 때만 노트북 받침대와 메모장을 꺼내고, 끝나면 치워두면 공간의 쓰임이 달라집니다. 침대에서 일하면 쉬는 시간에도 일이 떠오를 수 있으니 가능하면 앉아서 쓸 수 있는 자리를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몸을 움직일 틈도 일부러 만들어야 합니다. 사무실에서는 회의실이나 화장실로 걸어가지만 집에서는 몇 시간씩 같은 자리에 앉아 있기 쉽거든요. 화상회의가 끝난 뒤 3분만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창가까지 걸어가도 다음 작업을 시작할 때 기분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점심은 화면을 보면서 먹기보다 자리를 벗어나 먹는 게 휴식 시간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습관을 바꾸려 하면 며칠 못 가 지치기 쉽습니다. 시작과 종료 시간을 정하는 것, 집중할 시간을 달력에 넣는 것처럼 한 가지만 먼저 골라도 충분합니다. 집에서 오래 편하게 일하려면 일을 잘하는 방법만큼 쉬는 시간을 지키는 방법도 자기 생활에 맞게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