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작성할 때 꼭 확인하는 방법

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인이 근로계약서를 보여줬는데, 급여액은 적혀 있어도 쉬는 시간과 월급날은 비어 있더라고요. 일을 시작할 때는 그냥 넘어가기 쉽지만, 나중에 급여나 근무시간을 확인해야 할 때 빈칸 하나가 꽤 난감해집니다. 근로계약서는 서로 약속한 조건을 같은 내용으로 확인하는 문서예요.
서명하기 전에 근무 조건부터 맞춰보세요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근무 장소, 업무 내용, 소정근로시간, 근무일과 휴일을 적는 칸이 있습니다. 먼저 채용 공고나 면접에서 들은 내용과 계약서가 같은지 비교해 보세요. ‘매장 업무’처럼 넓게 적혀 있다면 실제로 맡을 계산, 진열, 청소 등의 범위를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기간을 정한 일이라면 시작일과 종료일을 정확히 적습니다.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종료일을 억지로 채우기보다 근로개시일을 적으면 됩니다. 수습기간이 있다면 기간과 그동안 적용할 임금도 말로만 듣지 말고 문서에서 확인하세요. 나중에 기억이 엇갈리기 쉬운 부분입니다.
임금은 액수보다 계산 방식이 중요해요
‘월급 230만 원’이라는 한 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시급이나 월급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지, 언제 어떤 방법으로 지급하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지급 방법을 서면으로 명시해 근로자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급 11,000원으로 주 5일, 하루 4시간씩 일한다면 계약서에서 시급뿐 아니라 근무 요일과 하루 근무시간도 함께 확인해야 실제 급여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월급제라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수당이 무엇인지, 추가 근무에 따른 금액은 어떻게 계산하는지도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각종 수당 포함’이라는 표현만 보고는 내가 받을 금액을 계산하기 어렵거든요.
월급날도 놓치기 쉬운 칸입니다. 매월 10일인지 25일인지, 계좌로 받는지처럼 지급일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세요. 금액이 맞더라도 예상한 날짜에 들어오지 않으면 생활비 계획이 꼬일 수 있으니까요.
근무시간과 쉬는 시간은 따로 확인하세요
계약서에 적는 소정근로시간은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업장에 있더라도 중간에 휴게시간 1시간이 있다면 실제 근로시간은 하루 8시간이죠. 출근·퇴근 시각만 보고 하루 9시간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반대로 쉬는 시간까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면 급여 계산에서 차이가 생깁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적어도 30분, 8시간이면 적어도 1시간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줘야 합니다. 그래서 ‘점심시간 있음’ 정도보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쉬는지 확인하는 게 실용적입니다. 실제로는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데 서류에만 휴게시간으로 적혀 있다면 그 시간의 운영 방식도 미리 이야기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요일이 바뀌는 일이라면 ‘주 5일 근무’만 보고 지나치지 마세요. 어느 요일에 일하는지, 근무표를 언제 받는지, 주휴일은 언제인지 확인해야 생활 일정도 잡을 수 있습니다. 주 15시간 안팎으로 일하는 경우에는 약속한 주간 근무시간을 특히 정확히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휴일과 연차, 계약서 사본까지 챙기세요
근로계약서에는 휴일과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내용도 들어가야 합니다. 다만 연차가 실제로 얼마나 생기는지는 근속기간과 출근율 등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계약서에 ‘법에 따름’이라고 적혀 있다면 회사에서 휴가를 신청하고 사용하는 방식도 함께 확인해 두면 편합니다.
서명을 마쳤다면 근로자도 계약서 한 부를 받아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안내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의 요청이 없어도 계약서를 교부해야 합니다. 종이로 받았다면 잘 보관하고, 전자문서로 받았다면 나중에도 열어 볼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사진만 찍어 두었다면 모든 쪽과 서명 부분이 선명하게 담겼는지도 살펴보면 좋습니다.
이미 일을 시작했는데 계약서를 받지 못했다면 사업주에게 작성과 교부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약속했던 시급, 근무 요일, 출퇴근 시각을 문자나 근무표로 먼저 확인해 두면 대화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고용노동부는 서면 명시와 교부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 사업주에게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계약서를 읽을 때 가장 유용한 질문은 단순합니다. ‘이 내용만 보고 내가 언제 일하고 얼마를 받는지 알 수 있나?’ 빈칸이나 모호한 표현을 발견했다면 서명 전에 채워 달라고 이야기해 보세요. 처음의 짧은 확인이 서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